이제 꽤 편안한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. 아마 강의 끝자락인 것 같았다. 여기서부터는 제방이 여기와 저기로 갈리는 분기점이었다. 제방 위에 ‘소규모 풍차’와 ‘진흙투성이의 수문(아래위로 여닫는 수문)’이 있었다.
내(주인공, 아직은 꼬마)가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, 우리 뒤를 쫒아 따라오고 있는 또 다른 불빛들이 보였다. 우리가 든 횃불들에서 큼직한 불똥들이 길 위에 떨어져 연기를 내며 너울너울 불타는 것을 볼 수 있었다. 칠흑 같은 어둠 외에는 보이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었다. 횃불 들이 ‘피치 빛’(신부 ‘부케 색깔’)을 내며 불탔는데 그러면서 우리 주변 공기를 데우고 있었다. 두 죄수들에게는 그것만 해도 꽤 괜찮은 모양 이었다. 그들은 머스킷총(화승총)들 한복판에서 다리를 절며  뒤따라오고 있었다. 그들이 심하게 절뚝거리며 걸었기 때문에 우리는 빨리 갈  수가 없었다. 두 죄수들이 쉬는 동안 우리도 따라 멈추어야 했기 때문에 우리의 행군은 두 배 아니 세 배는 더 힘들었고 그런 관계로 우리    모두  완전히 지쳐버렸다.
한 시간 후나 혹은 그 정도 시간의 행군을 한 후, 우리 모두는 거친 나무로 만들어진 오두막과 부두(배 대는 곳)에 도착할 수 있었다. 오두막 안에 경비병이 한 명 있었는데 암호가 불렸다. 상사가 대답했다. 그런 다음에 우리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. 오두막 안에는 조그만 한 담배 하나와 ‘회반죽’(시멘트+모래+물)과 ‘빨갛게 타오르는 불꽃 하나’와 램프가 하나 있었으며 머스킷총(화승총) 한 자루가 벽에 기대어져 있었다. 북도 하나 있었고, 높이가 낮고 나무로 만들어진 침대틀도 하나 있었다.
그 침대틀은, 아무 장치도 없고 크기는 또 지나치게 커 마치 ‘시트 주름을 펴는 기계’ 같아보였다. 어찌나 큰지 동시에 대략 12명의 병사들은 족히 수용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.
침대틀 위에는 큰 외투를 착용한 ‘세 명 혹은 네 명의 병사들’이 누워  있었는데  그다지  우리에게  관심을  보이지는  않았다.  그들은 다만 고개만은 든 채 졸리는 눈으로 우리를 한 번 쳐다보았는데 그러더니  도로 누워버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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